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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현대차가 도요타를 이기려면

  기업이 생산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명명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지만 중요한 일이다. 여기서 기업 차원의 브랜드 명명 전략을 생각해 보자.     첫 번째는 개별 브랜드 전략이다.  펨퍼스(Pampers: 기저귀), 치어스 (Cheers: 세제), 샤민 (Charmin: 기저귀), 템팩스 (Tampax: 여성 생리용품) 등은 각각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들 제품은 모두 185년 역사의 프록터&갬블(Procter & Gamble)사 제품이다. 제품 각각에 회사 이름 대신 독자적인 브랜드를 사용한 것이다.       두 번째는 기업 브랜드 전략이다. 1869년 설립된 하인즈(Heinz)는 케첩, 식초, 머스터드, 그레이비, 바비큐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하인즈는 모든 자사 제품에 ‘하인즈’라는 회사 이름을 사용한다.     세 번째는 앞의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하는 혼합형 전략이다.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의 시리얼 제품인 트릭스의 포장을 보면 중앙에는 ‘트릭스’라는 이름이, 그리고 왼쪽 상단에는 ‘제너럴 밀스’라는 기업 이름이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많은 기업이 필요에 따라 이들 세 가지 전략을 모두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의 경우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는 혼합형 전략(삼성 갤럭시)도 사용하지만 세탁기, 냉장고, 마이크로 오븐 등은 삼성이라는 기업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대차 그룹의 브랜드 전략을 분석해 보자. 현대자동차는 창립 50여년 만에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판매량 세계 3위로 부상한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다. 또한 전기차와 수소차 부문에서 전망도 밝다.     현대자동차를 보면 혼합형과 개별 브랜드 전략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현대 쏘나타’, ‘기아 쏘렌토’ 등 기업 이름과 자동차 이름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혼합형 전략이다. 그리고 제네시스는 개별 브랜드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즉, 현대자동차 그룹은 현대, 기아 그리고 제네시스라는 세 가지 종류의 이름으로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럼 현대차와 자동차 업계 1위인 도요타의 브랜드 전략을 비교 분석해 보자.     먼저 현대는 도요타보다 후발주자다. 또 자금력 면에서도 현대는 도요타에 비해 약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요타는 도요타와 렉서스 두 가지 브랜드지만 현대는 현대, 기아, 제네시스 3가지라는 차이점이 있다.      우선 후발 주자가 선두 주자와의 경쟁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전략의 효율성이다. 세 가지 브랜드를 가진 현대차가 두 가지 브랜드의 선두주자와 경쟁하려면 분명 효율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왜 효율성이 문제가 되는가? 하나의 브랜드를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인적 자원이 요구된다. 따라서 두 가지 브랜드보다 세 가지 브랜드를 운영하는 작업은 더 힘들고 더 큰 비용과 인적 자원이 요구될 것이다. 더군다나 선두 주자가 더 막강한 자금력을 갖고 있다면 후발 주자에게 효율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또 다른 문제는 도요타의 두 가지 브랜드가 분명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은 도요타와 렉서스 모델의 차이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와 기아 간의 차이점은 상대적으로 분명하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와 기아 두 브랜드를 차별화시키며 자체 시장을 확대하려면 심각한 효율성 문제가 제기된다.   예를 들어 등산할 때 두 가지 백팩 (backpack)을 어깨에 메고 올라간다면 정상 3분의 2지점 정도까지는 별문제 없이 다른 등산객과 비슷하게, 오히려 더 빨리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3분의 1을 올라가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앞서가는 경쟁자는 백팩을 하나만 갖고 올라가고 있다면 그를 추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경쟁자를 추월하고 싶다면  백팩을 하나로 줄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현대와 기아 두 가지 브랜드를 하나로 줄여 수익성을 제고하면서 시장에서의 충격과 혼동도 최소화할 수 있을까? 방법은 여러 가지 있겠으나 그중 하나는 기아 브랜드를 현대의  종속 브랜드(sub-brand)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기아 브랜드도 현대가 만든다는 사실을 고지하는 것이다. 즉  현대 기아, 현대 쏘나타, 현대 투싼 형식의 혼합형 브랜드 전략으로 기아 브랜드는 현대 상위 개념 밑에 종속브랜드로 사용하며 제네시스라는 또 다른 상위개념의 개별 브랜드로 현대차 그룹의 브랜드 전략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앞의 두 가지 상위 브랜드 전략은 현대 측에 몇 가지 중요한 혜택을 줄 것이다. 첫째, 기존의 현대와 기아 두 가지 상위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요구되는 큰 비용을 절약하면서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 지금까지 기아라는 브랜드에 쌓인 고객의 애정을 현대 쪽으로 이전할 수 있어 기아라는 종속 브랜드가 현대의 이미지에 도움을 주게 된다. 셋째, 기아가 현대의 종속 브랜드가 되면 기아 브랜드 이름으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을 수익성 기준으로 재정리, 전체 제품 구조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현대차 그룹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1, 2위인 도요타와 폭스바겐을 위협하고 있지만 4, 5위 업체들로부터는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략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깊이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을 역임했다. 박충환 / 전 USC 석좌 교수브랜드 이야기 현대차 도요타 브랜드 전략 개별 브랜드 브랜드 명명 사진 박낙희 기자

2024-09-03

[브랜드 이야기] ‘K 브랜드’도 정체성 필요하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지금까지 ‘K’처럼 영어 알파벳으로 특정 국가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합해 표현하고 이해하는 사례는 없었다. 1990년 후반부터 한국의 아이돌 음악, 2000년대 들어서는 감성을 자극하는 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로 인해 K-팝과 K-드라마 같은 용어들이 등장해 세계인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이제는 K-뷰티, K-푸드, K-패션 등의 용어들도 세계 소비재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K-방산, K-조선 같은 용어들도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K’ 현상의 추세에 맞춰 한국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우수 중소기업들을 위해 ‘K’ 브랜드를 개발했다.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가 약해 저평가 되고 있는 우수 중소·벤처기업 제품들을 발굴  ‘K’ 브랜드 로고를 사용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목적이다.     ‘K 현상’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관심이 식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어떤 요인들이 ‘K 현상’의 지속에 걸림돌이 될까?     첫째, ‘K’ 라는 용어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는 K-팝, K-드라마, K-푸드, 그리고 K-패션을 아우를 수 있는 상위 개념의 부재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위 개념은 왜 필요한가?  베토벤의 9개 교향곡을 예로 들어보자. 이는 9개 교향곡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방법과 상위 개념이라 할 수 있는 그의 음악 세계와 철학을 먼저 알고 교향곡을 듣는 방법의 차이와 같다. 아마 후자 쪽이 이해와 감동의 깊이가 훨씬 클 것이다.         둘째, 애매한 브랜드 소유권과 사용 조건의 느슨함이다. 유감스럽게도 누가 브랜드 ‘K’의 소유자인지 분명하지 않다.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러다 보니 ‘K’의 정체성을 누가 정하며, 누가 브랜드 ‘K’를 사용,관리할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브랜드 ‘K’의 홍보와 광고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사용 책임을 질 주체도 모호하다. 또한 누가 ‘K’를 어떤 형태로 쓰도록 허락하는지도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인증으로 쓰이는 ‘K’ 브랜드 로고, 제품 브랜드 이름(예: 비비고 만두)과 회사 이름 (예: CJ)의 조합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어 일관성의 원칙을 지키며 관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소기업벤처 기업부에서 추진하는 브랜드 ‘K’ 인증은 실행 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브랜드 ‘K’가 세계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려면 설득력 있는 브랜드 정체성과 품질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K’ 인증은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필자는 아직 ‘K’가 품질 인증으로까지 사용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다.         그러면 어떻게 브랜드 ‘K’ 현상을 지속,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정체성 확립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K’는 두 가지 형태의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나는 ‘K-방산’, ‘K-조선’ 등 산업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K-팝, K-드라마, K-푸드, K-뷰티 등 소비재 분야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시장에서 ‘K’의 정체성을 다르게 확립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고객과 제품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산업 분야에서 한국제품의 경쟁력은 탁월한 가성비, 조기 납품 능력, 그리고 기술 제휴와 공동생산 등을 포함한 제반 서비스의 유연성 등을 들 수 있다. 한마디로 극대화된 가치 제고다. 이에 필자는 산업 분야에서 ‘K’의 상위개념 정체성을 ‘불가능을 가능으로’라고 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예를 들어 현재 한국이 생산하는 KF21 초음속 전투기, K9 자주포,  K2 흑표전차 등의 가공할 위력은 세계 방산업계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위 개념은 방산 시장에서 ‘K’의 정체성을 정확히 대변하며, 수입국들이 꿈꾸는 비전이 될 수도 있다.   소비재 분야에서 한국제품이나 서비스는 세계인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것이 경쟁력이다. 따라서 필자는 K 소비재 분야의 상위개념으로 ‘한국적 풍요가 있는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제안하고 싶다.     ‘K-라이프스타일’은  ▶건강식이면서도 매혹적인 맛을 지난 음식(K-푸드), ▶탁월한 피부 보호 효과를 통한 한국적 멋(K-뷰티), ▶마음을 사로잡으며 감동적인 한국형 엔터테인먼트(K-팝,K-드라마 등)를 추구하는 생활방식이다. 한마디로‘한국적 풍요가 있는 생활’이라는 상위개념에 세계인도 쉽게 공감할 것이다.   ‘K’ 정체성의 수립과 동시에 중요한 과제는 이를 어떻게 홍보하느냐다.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홍보 방법이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산업재와 소비재 시장에서 ‘K’의 정체성을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이야깃거리로 만들어 소개하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효과는 백세주, 다시다, 하이트 맥주 등 제품의 성공에서 잘 나타난다. 백 세까지 살게 된다는 백세주 이야기, 난공불락이던 미원을 맥없이 무너뜨린 다시다의 ‘고향의 맛’ 이야기, 그리고 독점적이던 OB맥주 왕국을 이긴 하이트 맥주의 ‘지하 150미터 천연 암반수’ 이야기 등이 좋은 예들이다. 물론 이들의 성공에는 광고의 역활도 중요했지만 멋있고 감동적인 이야깃거리가 성공의 근간을 이루었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산업재와 소비재 분야에서 ‘K’의 정체성과 홍보 및 광고 전략과 자금 확보, 그리고 브랜드의 운영 관리를 누가 책임지고 행하는가는 ‘K’현상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고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브랜드 ‘K’의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을 역임했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브랜드 정체성 브랜드 정체성 상위개념 정체성 브랜드 로고

2024-07-30

[브랜드 이야기] 노래방 기계와 포스트잇 탄생 배경

여러 형태의 제품들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노래방 기계와 포스트잇 용지를 생각해 보자. 두 제품 모두 생활에 행복감을 높여주는 고마운 제품들이다. 1960년대 말 첫선을 보인 노래방 기계는 오락용 제품으로 우리의 스트레스를 없애준다. 그런가 하면 1980년 초 출시된 포스트잇은 간단한 메모나 메시지 전달에 유용한 제품이다.     그러나 두 제품의 탄생 과정은 대조적이다. 먼저 노래방 기계는 분명한 목적의식에서 만들어졌다. 일본 도쿄에서 전자회사를 운영하던 시게이치 네기시는 노래방 기계를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생각에 다양한 시도 끝에 제작에 성공했다.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든 것이다. 반면 포스트잇은 스펜서 실버라는 3M사 연구원이 우연한 기회에 만들었다. 그의 원래 목표는 강력한 접착제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약한 접착력의 접착제를 만들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노래방 기계는 처음부터 시장성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포스트잇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연히 탄생한 제품을 누가 원하고 어떻게 판매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신제품의 가치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다.     노래방 기계와 유사한 탄생 과정을 거친 제품은 수없이 많다. 나이키와 스타벅스, WD-40 제품 등이 그 예다. 여기서 WD-40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자. WD-40는 1953년 로켓 케미컬 컴퍼니(Rocket Chemical Company)에서 근무하던 과학자들이 미사일 부품 부식 방지 제품 개발에서 시작됐다.  과학자들은 40번째 실험 만에 부식 방지 윤활유 개발에 성공했고 이 제품을 2000가지 이상의 가정용 제품으로 전환해 엄청난 판매 실적을 올리게 된다. 제품 이름 자체도 흥미롭다. WD-40는 ‘Water Displacement-40th Attempt’라는 의미다.  40번쩨 실험에서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포스트잇의 탄생 과정과 유사한 제품들도 많다. 젤-오(Jell-O), 벨크로(Velcro), 코카콜라 등이 그 예들이다. 코카콜라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자. 약사였던 존 펨버튼(John Pemberton)은 1886년 두통에 효과가 있는 진통제를 만들기위해 본인이 만든 시럽과 탄산수를 혼합해 실험하다 우연히 소다수 음료를 만들게 됐다. 펨버튼은 여러 사람이 맛을 보고 좋은 평가를 하자  이를 코카콜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예는 신제품 개발에 관한 두 가지 다른 형태를 보여 준다. 하지만 핵심은 신제품 개발과정이 아니라 개발한 신제품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판매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 번째 시사점은 고객의 욕구에 대한 이해이다. 신제품 개발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의 욕구 충족은 세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은 ‘무슨 이유로 또는 무슨 용도로’, ‘언제 또는 어디서’, 그리고 ‘누가’의 차원에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부언하면 새로운 목적이나 용도로, 어디서 그리고 누가 사용하기를 원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크리넥스(Kleenex) 제품은 여성들이 얼굴의 콜드크림을 제거하는 이유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페이셜 티슈(facial tissues)라는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제품이 개발됐다. 또는 기존 제품과 다른 장소에서 사용 가능한 신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만 쓸 수 있는 애플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휴대용 애플 노트북 컴퓨터도 만들게 된 것이 그 예다. 마지막으로 기존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고객을 위한 신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젤-오 제품은 오랜 기간 노년층 소비자 이외에는 환영을 받지 못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들과 전혀 관계없는 제품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젤-오는 푸딩 제품 등 다양한 고객층에 어필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성공을 거뒀다.   두 번째 시사점은 신제품 개발에 실패해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더라도 이를 토대로 언급된 세 가지 차원에서 고객의 욕구 충족 가능성을 검토해 보라는 것이다. 포스트잇의 경우 우연히 탄생한 신제품에 관한 고객의 욕구를 몰라 수년간 방치했었다.  만약 3M사의 신제품 개발 직원들이 ‘무슨 이유나 용도로’, ‘언제 또는 어디서’, 그리고 ‘누가’ 완전히 달라붙지 않는 불완전한 접착제를 사용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검토했다면 오랫동안 방치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이런 오류로 인한 기회비용은 참으로 막대하다.   결론적으로 무엇인가 열심히 찾는 눈에는 남들이 볼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는 것은 진리인 것 같다. 우리는 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되는 벨크로 제품의 편리함과 유용성을 잘 알고 있다. 이 제품의 탄생 과정은 앞에서 언급한 진지한 관찰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 준다.       1940년 초 스위스 발명가 메스트랄(Mestral)은 애완견과 함께 숲으로 산책하러 갔다 귀가했다. 그런데 애완견과 본인 바지에 끈적이는 조그마한 물체들이 잔뜩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어떻게 이 조그만 물체들이 서로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가를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이 연구가 벨크로 제품의 탄생을 가져다주었다. 참으로 놀랄만한 신제품 탄생의 이야기이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 역임.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포스트잇 노래방 신제품 개발과정 노래방 기계 탄생 과정

2024-06-17

[브랜드 이야기] 제2의 ‘K-문화 기적’을 설계해 봅시다

2000년대 들어 시작된 한국 음악과 드라마의 세계적 인기는 기적 같은 일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자랑스러운 K-문화의 한 축이 됐다. 덕분에 다른 분야도 영향을 받아 K-미용, K-패션, K-푸드도 국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K-문화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고 본다.     우리는 K-음악과 드라마의 지속적인 인기와 성장을 바란다. 그러나 연예산업의 특징은 고객의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K-문화를 음악과 드라마 등 연예산업 측면만 보고 안주하다 보면 전체가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K-푸드를 통해 제2의 K-문화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왜 K-푸드여야만 하는가?  한국음식은 건강식이면서도 중독성이 강한 특징이 있다. 일단 맛을 들이면 지속성을 갖는다. 또한 음식은 음악이나 드라마처럼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     그러나 K-푸드가 음악이나 드라마의 후광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려면 선결 과제가 있다. 바로 브랜드화다. K-팝은 싸이, 원더걸스, 보아, 블랙핑크, BTS 라는 브랜드들을 통해 명성을 쌓아왔다.  K-드라마도 비슷하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K-푸드에는 잘 알려진 브랜드가 없다. 그저 ‘코리안 김치’, ‘코리안 불고기’, ‘코리안 바비큐’, ‘코리안 떡볶이’, ‘코리안 김밥’, ‘코리안 라면’ 등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반면 일본 식품은 간장하면 기코만(Kikoman), 라면은 니신(Nissin), 소고기는 고베(Kobe) 라는 확실한 브랜드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의 대표 식품인 김치를 생각해 보자. 김치는 지난해 12월6일 연방하원 의원회관에서 ‘김치 데이’ 행사가 열렸을 정도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시장에서 한국 김치의 브랜드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치의 맛이 브랜드별로 어떻게 다르고 그런 차별성이 왜 구매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 전혀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냥 전부가 ‘한국 김치’다. 포장에 왜 이 브랜드를 기억하고 다시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다 비슷한 내용의 설명뿐이다.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다. 떡볶이는 다 비슷한 떡볶이고, 고추장도 김밥도 그렇다.     왜 한국 김치와 떡볶이, 바비큐는 왜 차별화가 되지 않는 것일까?  일부 독자는 한국 제품의 브랜드화가 굳이 필요하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브랜드화가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만 소개한다.   첫째, 제품의 독특성과 특수성을 알리려면 브랜드가 필요하다. 오직 우리 브랜드만이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하이트(Hite)라는 맥주 브랜드가 ‘100% 암반수와 비열처리’를 강조해 성공한 이유다.     두 번째는 경쟁 제품들로부터의 보호다. 앞의 예에서 만약 하이트의 성공에 자극받은 경쟁 브랜드가 ‘100% 암반수와 비열처리’를 홍보한다 해도 고객은 이것을 하이트 맥주의 장점으로 생각하기 쉽다. 결국 경쟁 브랜드의 이런 주장은 하이트를 도와주는 꼴이 되고 만다.     셋째는 일단 고객이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면 파생 상품 판매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신’ 이라면 이름하에 여러 가지 다른 ‘신’ 라면 판매가 가능해진다. 최소한의 판촉 비용으로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 제품의 브랜드화 방법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시장에 진출한 한국식 치킨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 현재 미국에는 ‘92치킨구이’, ‘페리카나 치킨’, ‘bbq치킨’, ‘교촌치킨’ 등 다양한 한국 치킨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이 업체들은 각자 나름의 스타일로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치킨 브랜드가 ‘한국식 치킨’으로 홍보되고 알려진다면 고객들은 ‘한국식 치킨’이 KFC보다 훨씬 맛과 종류가 다양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다양한 치킨 브랜드들이 미국 최대 치킨 업체인 KFC와도 경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치도 고객의 요구를 분석해 여러 종류의 브랜드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마늘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숙성 기간은 얼마나 됐는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특수 포장 용기를 사용했는지, 또 유통기한은 얼마로 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맛을 가졌는지 등을 중심으로 고객이 원하는 김치를 특정한 브랜드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시장 세분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다.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다면 김치 시장 자체를 키워 나갈 수 있게 된다.     한국식 바비큐나 김밥, 떡볶이, 라면 등도 고객의 다양화 된 욕구를 반영하는 시장 세분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세분화된 시장에서 각 업체는 그들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시장을 목표로 삼으면 된다.       안타까운 것은 한인 업체들이 거의 비슷한 제품으로 경쟁하는 무모함이다. 미리 브랜드화를 통해 제품의 차별화된 특성을 목표 고객들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광고나 판촉활동 등이 필요하지만 이 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제품의 포장, 홍보용 간판 등을 이용한 브랜드 차별화는 상대적으로 빠르고 경제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인 기업인들은 지금 당장 제품 포장지나 홍보용 간판을 점검해 볼 것을 권한다. 자사 브랜드 고유의 강점을 고객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K-팝과 K-드라마에서 시작된 K-문화의 국제적 위상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K-푸드를 통한 K-문화의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브랜드화를 위해 두 가지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 첫째는 어떤 제품 시장이든 세분된 시장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가장 경쟁력 있고 수익성이 좋은 시장을 목표로 브랜드를 개발해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제품들이 각자 세분화된 시장에서 선두의 입지를 다진다면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면서 K-푸드를 통한 K-문화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의 세계적인 석학이며 권위자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을 역임했음. 박충환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문화 기적 코리안 김치 문화 기적 코리안 떡볶이

2024-05-24

[브랜드 이야기] 나이키가 선글라스도 파는 이유

‘인과응보’는 올바르지 못한 일을 했을 경우 좋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를 반대로 뒤집으면 올바른 일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의미도 된다.  이는 브랜드 전략에도 적용되는 원리다.     한 제품의 브랜드가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 그리고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명성을 얻게 되면 동일 브랜드로 연결성이 있는 다른 제품을 출시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이를 ‘브랜드 상보성 (complementarity)’ 전략이라고 정의한다. 피아노가 52개 흰색 건반과 36개 검은색 건반의 조화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듯이 기업도 하나의 제품에 새로운 제품을 엮어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면 더 많은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효과적인 ‘브랜드 상보성’ 전략에는 5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종속적 상보성 전략이다. 하드웨어의 지속 사용이 가능한 보완 제품이나 서비스는 ‘종속적 상보성 제품’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비디오 게임 콘솔과 비디오 게임과의 관계는 종속적 상보성이다. 또 버튼 스노보드(Burton snowboards)와 버튼 스노보드 부츠(Burton snowboard boots)의 관계도 종속적 상보성의 예이다. 또한 HP프린터와 HP 잉크 카트리지도 좋은 종속적 상보성의 예이다.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오티스(Otis)와 엘리베이터 수린 전문인 Otis 서비스도 종속적 상보성의 예이다. 많은 경우 기업은 종속적 상보성 제품을 통해 본래 제품 판매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다.   두 번째는 독립적 상보성이다. 이 경우에는 종속적 상보성과 달리 보완적 제품이 종속적이지는 않지만 본래 제품의 소비를 더 편하게, 더 즐겁게 해주는 경우를 말한다. 아이케아(Ikea) 매장에서 그 유명한 미트볼과 다른 몇가지 음식들은 고객들의 가구 구매를 독립적인 입장에서 도와주고 있다. 비슷한 예로 코스트코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할 수 있는 혜택은 고객이 더 편하고 즐겁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네슬레(Nestle) 커피와 네슬레 커피 메이트(coffee mate)도 독립적인 관계지만 후자는 전자를 더 즐겁게 마실 수 있도록 해준다.       세 번째는 상징적 상보성이다. 보르도 와인(Bordeaux Wine)을 마실 때 브로도 와인잔으로 마시는 것이 상징적인 상보성의 예다. 구찌 아웃렛(Gucci outlet)과 구찌 월릿(Gucci wallet)은 상징적 상보성의 관계이다. 두 가지 예에서 보듯이 고급 브랜드는 고급스러운 상보성 제품을 요구한다. 본래의 제품과 종속적인 관계는 없으나 상징적으로 상보성의 의미를 갖는 제품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샤넬 핸드백에 샤넬 구두는 상보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애풀 아이폰과 애플 노트북도 상보성 관계의 의미를 갖고 있다. 고급 브랜드는 아니라도 상징적 상보성의 관계는 가능하다. 예를 들어 리바이스 진과 리바이스 벨트,  그리고 리바이스 모자 역시 브랜드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표출하는 상보성의 관계를 갖고 있다.   네 번째는 시차적 상보성이다. 이는 고객들이 본래 제품에서 느끼는 권태 또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욕구를 해결해 주기 위한 것이다. 즉, 대체 제품을 제시해 고객이 시간적 간격을 두고 본래의 제품과 새로운 제품 두 가지를 번갈아 소비하도록 하는 상보성 관계를 의미한다. 켈로그(Kellogg) 브랜드는 아침 식사용 시리얼을 제공할 뿐 아니라 와플, 그래놀라 바(granola bars) ,팝 타트(pop tarts) 등도 출시했다. 고객들이 아침 식사용으로 시리얼과 대체 제품들을 번갈아 소비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권태감을 해결해 준다. 삼성 스마트폰과 노트북도 시차성 상보성 제품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대체적 상보성이다. 본래 제품을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레드불 에너지 드링크를 마실 수 없는 경우(예를 들어 중요한 회의) 대신 레드불 초콜릿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상보성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위글리 껌을 씹을 수 없는 상황에서 위글리 캔디로 대체할 수 있다. 시간상 풀무원 만두를 조리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풀무원 생라면을 조리하는 것도 대체적 상보성 관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브랜드 상보성 확장 전략은 어느 한 가지만을 선택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상보성 확장 전략은 체계적으로, 그리고 시차적으로 다섯 가지 확장 전략 모두를 활용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나이키 브랜드를 예로 들어 보자. 나이키는 운동화가 대표 제품이지만 셔츠, 바지, 양말, 재킷 등 다양한 종속적 상보성 제품들을 나이키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농구화뿐만 이니라 테니스,축구,조깅 등 다양한 종목의 신발들을 판매한다. 이 역시 대체적 상보성 전략 또는 시차적 상보성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나이키 브랜드로 선글라스, 모자, 심장박동측정기 등과 같은 제품도 출시해 독립적 상보성 전략을 통해 고객에게 운동의 즐거움도 선사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나이키는 일상복과 각종 액세서리, 여행용 가방 판매를 통해 나이키의 활동적인 생활을 표현하는 상징적 상보성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과응보’의 의미는 브랜드 전략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기업은 고객 입장에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 관리를 통해 신뢰와 명성을 쌓아야 한다. 그다음 위의 다섯 가지 상보성 확장 전략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순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브랜드 매출과 수익 확대, 그리고 시장 장악이 가능하다.   필자는 지난번 칼럼〈2023년 11월9일자〉에서 브랜드 성장 전략을 설명한 바 있다. 핵심은 기존 제품의 새로운 시장을 통한 성장을 어떻게 하느냐를 두 가지 기준으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기존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새로운 고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며, 두 번째 기준은 기존 제품의 새로운 용도를 발굴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번에 소개한 상보성 확장 전략은 이전의 브랜드 성장 전략 중에 상보성 확장 전략에 초점을 맞춰 깊이 있게 살펴본 내용이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선글라스 나이 종속적 상보성과 브랜드 상보성 종속적 상보성의

2024-05-01

[브랜드 이야기] 맥도날드와 인앤아웃의 다른 길

기업의 브랜드 전략은 시장 변화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전략의 진화는 심도 있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브랜드 전략의 진화 개념은 두 가지 형태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고객 욕구와 경쟁 변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전략의 수정이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전략의 변화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유지·보수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전자를 전략의 진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위에서 구분한 두 가지 방식의 전략 진화를 예를 들어 비교해 보자.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 맥도날드, 그리고 후자는 인앤아웃( IN-N-OUT) 햄버거라고 볼 수 있다. 두 브랜드는 대비되는 브랜드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으며, 이런 모습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맥도날드는 맥도날드 형제가 1940년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이후 로고와 매장 디자인의 많은 변화를 거치며 상당히 단순화했다.  다만 ‘골든 아치(Golden Arches)’ 는 지금도 유지가 되고 있다. 또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해 확장세를 이어갔다. 맥도날드의 첫 프랜차이즈 매장이 오픈한 것은 1955년 일리노이 주에서다. 현재 맥도날드는 세계 115개국에 3만7000개가 넘는 매장이 있다.   맥도날드의 메뉴 변화는 경이로울 정도다. 1948년 9가지 메뉴로 시작했지만 2013년 145가지로 급증했다. 첫 9가지 메뉴에는 프렌치프라이 대신 포테이토 칩이 포함됐었다. 맥도날드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메뉴들을 선보였다.  1965년에는 필렛 오 피시, 1968년에 빅맥, 1972년에 에그 맥머핀, 1979년에 해피밀, 그리고 1983년에 치킨너깃 등이 그 예이다. 맥도날드는 광고에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맥도날드가 2021년 전 세계에서 지출한 광고비는  4599억 달러에 달했다.  맥도날드는 광고비 이외에 막대한 규모의 마케팅 비용도 지출하고 있다. 맥도날드 고객층은 다양하지만 주 고객은 중·저소득층인 만큼 저렴한 가격대의 메뉴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인앤아웃은 1948년 해리와 에스더 스나이더 부부가 남가주 볼드윈 파크 지역에서 첫 매장을 오픈했다. 쌍방향 스피커폰 시스템으로 주문하고 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는 소위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의 판매로 주목받았다. ‘인앤아웃’이라는 이름도 이런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인앤아웃은 유명 연예인부터 트럭 운전사, 심지어 유명 요리사까지 햄버거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열렬한 고객층의 등장은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고객들은 인앤아웃 버거를 단순한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아니라 남가주의 문화적 현상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인앤아웃의 창업자 해리 스나이더는 '신선함(freshness)'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이로 인해 재료로 사용되는 감자, 토마토, 상추, 양파, 빵 그리고 고기까지 신선함을 고집했다. 예를 들어 다른 햄버거 체인과 달리 인앤아웃은 냉동된 햄버거용 고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재료들도 신선함을 위해 지역 농장에서 공급받아 사용한다.  또 다른 점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거부하고 가족 소유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광고도 많이 하지 않고 주로 입소문을 통해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인앤아웃의 로고 또한 1954년 이후 변화가 없다. 그 유명한 더블더블, 치즈버거,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등 4가지 메뉴도 70년 동안 유지하고 있다.  물론 고객이 다른 햄버거를 원할 경우 이를 제공하고 있지만 4가지의 기본 메뉴는 변함이 없다. 인앤아웃은 현재 7개 주에서 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인앤아웃의 핵심적인 차이점 가운데 하나가 햄버거용 고기다.  인앤아웃은 냉동된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반면,  맥도날드는 냉동된 고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맥도날드가 매장을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반면 인앤아웃은 확장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맥도날드는 혁신적인 변화를 지속하며 성공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인앤아웃은 기존 전략의 유지·관리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이들 두 브랜드의 운영 전략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브랜드 운영전략이란 어느 한 가지만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반대되는 두 가지 전략이 모두 옳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 사이즈의 옷이 모든 사람에게 맞을 수 없듯이 한 가지 전략을 모든 브랜드 운영 기업에 적용할 수 없다.   둘째, 브랜드 전략의 옳고 그름이 전략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맥도날드와 인앤아웃 두 브랜드 모두 전략의 실행 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어떠한 전략을 실행하든 개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브랜드 모두 전략 운영 과정 전반에서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개선 방안들을 찾아냈다. 드라이브 스루  주문 과정의 효율화, 햄버거 포장의 개선 등은 두 브랜드 모두가 성공적으로 찾아낸 개선책이다. 인앤아웃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만 고집하다 1979년부터 고객들이 매장 안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개선책을  강구했다.   맥도날드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햄버거 생각이 날 때 다른 햄버거 체인보다 맥도날드를  먼저 생각하도록 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와 판촉활동을 지속해서 해야 한다. 음식의 핵심 요소인 차별화가 미흡하기 때문에 항상 경쟁 업체를 의식하는 성장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반면 인앤아웃은 햄버거에 대한 자부심과 고객들의 엄청난 구전 홍보 효과를 토대로 효율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빠른 지역적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 역임.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맥도날드 변화 맥도날드 고객층 맥도날드 형제 현재 맥도날드

2024-04-03

[브랜드 이야기] 기능성 브랜드도 명품이 될 수 있다

‘사치성 소비’란 필요 이상 큰 비용으로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소비 행태는 자신의 부유함이나 사회적 신분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이의 반대 개념은 ‘실용적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브랜드도 ‘사치성 브랜드 (luxury brand)’와 ‘기능성 브랜드 (functional brand)’로 구분된다.     ‘기능성 브랜드’는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능적 혜택이 적정 가격으로 판매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사치성 브랜드’는 기능적 혜택 외에 부나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는 상징성이 더해진다. 비싼 가격, 매혹적인 디자인과 포장, 한정된 판매량 등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입장권 가격이 9000달러가 넘는 수퍼보울 경기를 관람하거나, 4000달러짜리 루이비통 핸드백을 구매하거나, 30만 달러나 되는 람보르기니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은 ‘사치성 소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수퍼보울 경기는 집에서 TV로 볼 수도 있고, 루이비통 대신 200달러짜리 코치 핸드백을 구매할 수도 있고, 람보르기니 대신 2만~3만 달러 대 차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예들은 ‘기능성 소비’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사치성 브랜드’와 ‘기능성 브랜드’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경계조차 모호한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벤츠나 BMW, 또는 제네시스 자동차를 산다면 사치성 소비에 해당할까, 아니면 기능성 소비에 해당할까.  더 고급스러운 재료, 더 편리한 기능의 자동차를 원한다면 단순히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사치성 소비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남에게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려는 욕망 때문이 아니라 안락함과 편안함을 위해 고가의 자동차를 원한다면 이를 ‘사치성 소비’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비싼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사면 ‘사치성 브랜드’ 구매고, 대중적인 야마하 피아노를 선택하는 것은 ‘기능성 브랜드’ 구매라고 말할 수 있는가?  과시용이 아니라 음향감과 자신의 만족을 위해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구매했다면 ‘사치성 소비’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 파운데이션 크림을 구매할 때 15달러 짜리는 기능성 브랜드이고, 150달러짜리는 사치성 브랜드인가? 하지만 파운데이션 크림은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는지 타인이 알기 힘든 제품이다. 따라서 남에게 과시할 수 없는 제품이지만 자신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비싼 크림을 산다면 이것을 사치성 소비로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여기서  ‘사치성 브랜드’와 ‘기능성 브랜드’의 개념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만약 타인에게 자신의 부나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특정 브랜드를 구매한다면 그 브랜드는 분명 ‘사치성 브랜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시욕보다 편리함과 안락함, 고급스러운 기능을 원해 가격이 높은 제품을 구매한다면 이는 분명 ‘사치성 브랜드’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기능성 브랜드’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할 것 같다.   따라서 ‘기능성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필요한 기능만을 갖춘 기능성 시장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고급화를 통해 ‘사치화’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능성 브랜드’의 사치화 (고급화)를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은 또한 기존 ‘기능성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기능적 브랜드라고 기능적 측면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기능의 고급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쾌적한 혜택’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쾌적한 혜택’이 신분 과시용이 아니라 편리함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복스왜건의 비틀(Beetle)  자동차를 생각해 보자. 풍뎅이 모양의 이 자동차는 1960년대에 ‘소형화(smallness)’라는 개념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치라는 개념과 반대되는 가장 기능적인 자동차였다. 이 자동차는 매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지도 않았다. 언제나 똑같은 형태의 차였다. 그런데 만약 고객이 추가로 원하는 기능 가운데 큰 비용이 요구되지 않는 기능들을 추가해  비틀을 ‘고급스러운 경제성(luxurious economy)’을 갖춘 또 다른 자동차를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비틀 프리미엄’으로 시장을 개척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의미다.      비틀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버진 에어(Virgin Air)’ 항공사는 아예 처음부터 기능성 브랜드를 사치화된 기능성 브랜드로 정립시켜 성공을 거둔 사례다. 버진 에어는 고객에게 경제적인 가격으로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는 항공사로 인식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음식,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철저한 개별 서비스 등 다양한 부분의 혜택 때문이다. 여기에 약간의 비용만 더 지불하면 탑승 수속 등 다른 면 에서도 편의를 제공한다. 한마디로  적은 추가 비용으로 ‘사치스러운 항공여행(luxurious flight)’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들은 이런 홍보에 관심을 보였고, 그 덕에 버진 에어는 경제적인 가격으로 고급스러운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는 항공사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능성 제품 브랜드를 ‘사치스럽게’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객은 필요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지 않아도 자부심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전략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필요조건이 있다. 하나는 고객들이 새로운 기능이나 변화를 더 편하고 쾌적한 혜택으로 느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이러한 기능의 추가로 가격이 이전보다 지나치게 높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의 세계적인 석학이며 권위자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을 역임하였음.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기능성 브랜드 기능성 브랜드 사치성 브랜드 기능성 소비

2024-03-10

[브랜드 이야기] 이름이 문제인가, 내용이 문제인가

  학교나 박물관 등의 시설에 기부자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와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 LA 다운타운에 있는 뮤직센터(Music Center)는 화장실에 기부자의 이름을 넣은 브랜드를 쓰고 있다. 화장실의 명칭은 ‘레프톤 패밀리 레스트룸(Lefton Family Restrooms)’. 아마 기부자는 이 이름이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되기를 원했을 것이다. 앞으로는 화장실 변기에도 기부자의 이름이 들어갈 것 같다.     기업들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기업명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최대 한인 은행인 뱅크오브호프(Bank of Hope)도 BBCN과 윌셔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미국의 대표적 통신사인 버라이즌 역시 벨 애틀랜틱과 GTE의 통합으로 생긴 이름이다.     또 기업이나 기관 소유주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일론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후 ‘X(엑스)’로 바꾼 것이 이런 예다. 필자는 아직 자산가치 200억 달러가 넘는 트위터(Twitter)라는 기업의 브랜드 이름을 바꾼 것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유를 듣지 못했다. 왜 그가 엄청난 가치가 있는 이름을 바꿨는지 궁금하다. 더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기 위해서일까?     어떤 이유건 브랜드 이름을 바꾸는 데 필요한 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앤더슨 컨설팅(Anderson Consulting)’은 모기업인 ‘아서 앤더슨 회계 법인(Arthur Anderson accounting firm)’과 분쟁이 생기는 바람에 회사 이름을 ‘액센추어(Accenture)’로 바꿨다. 이름 변경 작업에 사용한 비용만 약 1억 달러가량으로 추산됐다. 또 바뀐 이름을 알리는 데 사용한 시간과 추가 비용도 상당했다. 기업의 규모나 사업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이름 변경이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필자가 이번 칼럼에서 다루려는 주제는 특별한 이유로 회사나 제품 이름을 바꾸고 싶어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다. 특별한 이유란 고의나 아니면 실수로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저질렀거나 도덕적으로 손가락질받을 만한 일이 발생한 경우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1989년 한국에서는 라면 우지 파동이 나라 전체를 흔들었다. 라면 업체들이 식용에 적합하지 않은 우지(쇠기름)로 라면을 생산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때문이었다. 오랜 공방 끝에 결국 무죄 판결이 났지만 그 기간 당시 라면 업계 선두주자였던 삼양라면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미지 실추로 기업은 존폐위기에까지 몰렸다. 생존을 위해 ‘삼양라면’이라는 이름을 바꾸는 것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삼양식품의 예는 극단적인 경우에 속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회사나 제품의 이름을 바꾸고 싶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고민하는 기업주를 자주 봤다. 기업이나 제품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 기업인들은 이름 변경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싶어하는 유혹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름 변경과 관련 유의해야 할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그 문제가 브랜드 이름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름을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브랜드 이름 자체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브랜드 이름은 기억하기 쉬워야 하고 발음하기 편해야 한다. 그러나 그 이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우리가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의 이름 때문이 아니라 그의 기적과 같은 승전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쏘나타를 출시한 직후 일부에서는 ‘소나 타는 자동차’라고 빈정댔다. 그러나 지금 쏘나타 자동차는 미국 등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 않은가. 구글(Google)은 이름 때문에 잘 되고, 야후(Yahoo!)는 이름 때문에 경쟁에서 밀린 것은 아니지 않은가.   기존 제품의 이름을 바꿔 다시 출시한다고 제품이 더 잘 팔릴 것인가?  기업의 이름을 바꾼다고 고객들이 이름 때문에 그 기업을 더 좋아할 것인가?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브랜드가 고객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것은 이름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이름에 대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존경하는 마음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에 대해 존경심을 갖는 것은 나라를 구한 그의 업적 때문이고,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동계 올림픽 등에서 국가를 대표해 큰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만약 중대한 실수를 벗어나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나 제품 이름을 바꾼다면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기 어렵다. 그보다는 브랜드가 고객을 위하여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 가에 따라 고객의 신뢰와 사랑을 다시 찾을 수도 있고, 그 반대 상황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된 삼양식품이 당시 이름을 ‘동향’으로 바꿔 ‘동향라면’을 출시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그런 일이 생겼다면 삼양라면은 두 가지 이유로 후회했을 것이다.       첫째, 고객은 새로운 이름의 라면을 만든 기업이 삼양식품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름을 바꾼 이유가 궁색해지게 된다. 둘째는 이름을 바꿔도 이를 홍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효용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행이도 삼양식품은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브랜드의 이미지나 명성이 훼손된 경우라도 이름을 바꿔 문제를 피하려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고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대신 잘못을 반성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개선하려는 노력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간단한 진리를 명심해야 한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문제 이름 브랜드 이름 제품 이름 회사 이름

2024-02-13

[브랜드 이야기] 제2의 ‘K-문화 기적’을 설계해 봅시다

2000년대 들어 시작된 한국 음악과 드라마의 세계적 인기는 기적 같은 일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자랑스러운 K-문화의 한 축이 됐다. 덕분에 다른 분야도 영향을 받아 K-미용, K-패션, K-푸드도 국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K-문화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고 본다.     우리는 K-음악과 드라마의 지속적인 인기와 성장을 바란다. 그러나 연예산업의 특징은 고객의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K-문화를 음악과 드라마 등 연예산업 측면만 보고 안주하다 보면 전체가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K-푸드를 통해 제2의 K-문화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왜 K-푸드여야만 하는가?  한국음식은 건강식이면서도 중독성이 강한 특징이 있다. 일단 맛을 들이면 지속성을 갖는다. 또한 음식은 음악이나 드라마처럼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     그러나 K-푸드가 음악이나 드라마의 후광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려면 선결 과제가 있다. 바로 브랜드화다. K-팝은 싸이, 원더걸스, 보아, 블랙핑크, BTS 라는 브랜드들을 통해 명성을 쌓아왔다.  K-드라마도 비슷하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K-푸드에는 잘 알려진 브랜드가 없다. 그저 ‘코리안 김치’, ‘코리안 불고기’, ‘코리안 바비큐’, ‘코리안 떡볶이’, ‘코리안 김밥’, ‘코리안 라면’ 등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반면 일본 식품은 간장하면 기코만(Kikoman), 라면은 니신(Nissin), 소고기는 고베(Kobe) 라는 확실한 브랜드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의 대표 식품인 김치를 생각해 보자. 김치는 지난해 12월6일 연방하원 의원회관에서 ‘김치 데이’ 행사가 열렸을 정도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시장에서 한국 김치의 브랜드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치의 맛이 브랜드별로 어떻게 다르고 그런 차별성이 왜 구매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 전혀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냥 전부가 ‘한국 김치’다. 포장에 왜 이 브랜드를 기억하고 다시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다 비슷한 내용의 설명뿐이다.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다. 떡볶이는 다 비슷한 떡볶이고, 고추장도 김밥도 그렇다.     왜 한국 김치와 떡볶이, 바비큐는 왜 차별화가 되지 않는 것일까?  일부 독자는 한국 제품의 브랜드화가 굳이 필요하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브랜드화가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만 소개한다.   첫째, 제품의 독특성과 특수성을 알리려면 브랜드가 필요하다. 오직 우리 브랜드만이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하이트(Hite)라는 맥주 브랜드가 ‘100% 암반수와 비열처리’를 강조해 성공한 이유다.     두 번째는 경쟁 제품들로부터의 보호다. 앞의 예에서 만약 하이트의 성공에 자극받은 경쟁 브랜드가 ‘100% 암반수와 비열처리’를 홍보한다 해도 고객은 이것을 하이트 맥주의 장점으로 생각하기 쉽다. 결국 경쟁 브랜드의 이런 주장은 하이트를 도와주는 꼴이 되고 만다.     셋째는 일단 고객이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면 파생 상품 판매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신’ 이라면 이름하에 여러 가지 다른 ‘신’ 라면 판매가 가능해진다. 최소한의 판촉 비용으로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 제품의 브랜드화 방법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시장에 진출한 한국식 치킨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 현재 미국에는 ‘92치킨구이’, ‘페리카나 치킨’, ‘bbq치킨’, ‘교촌치킨’ 등 다양한 한국 치킨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이 업체들은 각자 나름의 스타일로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치킨 브랜드가 ‘한국식 치킨’으로 홍보되고 알려진다면 고객들은 ‘한국식 치킨’이 KFC보다 훨씬 맛과 종류가 다양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다양한 치킨 브랜드들이 미국 최대 치킨 업체인 KFC와도 경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치도 고객의 요구를 분석해 여러 종류의 브랜드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마늘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숙성 기간은 얼마나 됐는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특수 포장 용기를 사용했는지, 또 유통기한은 얼마로 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맛을 가졌는지 등을 중심으로 고객이 원하는 김치를 특정한 브랜드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시장 세분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다.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다면 김치 시장 자체를 키워 나갈 수 있게 된다.     한국식 바비큐나 김밥, 떡볶이, 라면 등도 고객의 다양화 된 욕구를 반영하는 시장 세분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세분화된 시장에서 각 업체는 그들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시장을 목표로 삼으면 된다.       안타까운 것은 한인 업체들이 거의 비슷한 제품으로 경쟁하는 무모함이다. 미리 브랜드화를 통해 제품의 차별화된 특성을 목표 고객들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광고나 판촉활동 등이 필요하지만 이 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제품의 포장, 홍보용 간판 등을 이용한 브랜드 차별화는 상대적으로 빠르고 경제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인 기업인들은 지금 당장 제품 포장지나 홍보용 간판을 점검해 볼 것을 권한다. 자사 브랜드 고유의 강점을 고객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K-팝과 K-드라마에서 시작된 K-문화의 국제적 위상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K-푸드를 통한 K-문화의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브랜드화를 위해 두 가지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 첫째는 어떤 제품 시장이든 세분된 시장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가장 경쟁력 있고 수익성이 좋은 시장을 목표로 브랜드를 개발해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제품들이 각자 세분화된 시장에서 선두의 입지를 다진다면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면서 K-푸드를 통한 K-문화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의 세계적인 석학이며 권위자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을 역임했음. 박충환 / 전 USC 석죄교수브랜드 이야기 문화 기적 코리안 김치 문화 기적 코리안 떡볶이

2024-01-15

[브랜드 이야기] 가치 제고 전략이란?

인간관계나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에서나 가치라는 용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관계의 지속이냐 아니면 단절이냐의 판단에 결정적 기준이 되는 것이 가치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인물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혹은 특정 브랜드를 계속 구매할 것인지 결정할 때 가치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그러면 이 가치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 적이 있다. 가치란 상대로부터 받는 혜택과 비용의 함수관계이다. 상대에게 얼마만큼을 주고 얼마만큼을 받는가의 차이에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산정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비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제품의 경우에는 가격, 구매에 소요되는 시간 등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용이다. 그러나 혜택에는 가격이나 시간과 같은 단위가 없다. 혜택은 우리가 마음속에서 느끼는 고마움이다.   고마움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필자는 우리가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고마움을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제품의 문제 해결 기능에 대한 고마움이고, 두 번째는 제품 디자인이나 포장 등을 통해 느끼는 감성적 만족감에 대한 고마움이며, 세 번째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이나 가치관(예를 들어 환경 보호, 약자 보호)에 대해 느끼는 고마움이다.     만약 A브랜드가 비용 대비 혜택을 더 많이 주는 것으로 인식되면 우리는 그 브랜드로부터 가치를 느끼게 된다. 또한 A브랜드의 가치가 경쟁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가치보다 더 높다고 느낄 때 우리는 A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 대비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지속적 제고가 필수적이다.      필자는 고객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느끼게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브랜드는 이 방법들을 지속해서 그리고 반복적으로 사용해야만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통해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기존 세 가지 종류의 혜택을 개선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유명한 ‘10년 /10만 마일 보증’은 기존의 자동차 보증기간(2만/3만 마일 또는 2년 보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현대자동차의 가치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고객들은 이 기능적 혜택 제고에 상당한 고마움을 느꼈고 바로 이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능적 혜택의 도입이 현재 현대 자동차의 위상을 높이는 시발점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방법은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샘소나이트(Samsonite)는 여행용 가방에 앱 위치 추적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들은 앱을 통해 본인 가방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 헤프티백스(Hefty Bags)는 자사의 음식물 쓰레기 보관용 백을 장난감이나 의류 보관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세 번째는 고객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제거해 가치 상승을 시도하는 것이다.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동물 공연을 없앴다. 이런 결단을 통해 동물 애호가와 고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동시에 보험료나 동물 운반비 등 큰 비용 절감 효과도 얻었다. 동물←들 공연을 없애 오히려 고객들은 고마움을 느꼈다.      네 번째 방법은 자랑스럽고 우수한 브랜드 혜택의 중요성은 더 높이고, 인정받지 못하는 혜택의 중요성은 낮춰 가치의 제고를 시도하는 것이다. 버켄스탁(Birkenstock)이라는 신발 업체는 고객들에게 디자인적인 혜택보다 착용감 혜택 제공에 역점을 뒀다. 즉, 제품 디자인보다 착용 시 편안함에 역점을 두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큰 영향을 줬다. 또한 구강 세척제를 생산하는 리스테린(Listerine)사는 제품의 강한 맛에 고객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자 강한 맛은 입안의 악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없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강한 맛에 대한 거부감은 줄이고 세균 제거 효능은 부각함으로써  브랜드 가치 제고에 성공했다.   다섯 번째는 브랜드 혜택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경쟁력 있는 제품과 비교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CJ그룹은 2000년도 초반 게토레이(Gatorade) 음료 판매를 시작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제품이라 구매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자연히 매출도 크게 늘지 않았다. CJ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토레이의 효과를 물과 비교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지금도 한인들이 기억하는 “물보다 흡수가 빠른 갈증 해소 음료, 게토레이”라는 광고 문구다. 우리 몸이 물보다 게토레이를 더 빨리 흡수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 전설적인 전략의 성공으로 한국에서 게토레이의 판매는 급증했다.    세계 최대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도 한때 위기를 겪었다. 2004년 햄버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내용의 ‘Super size me’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데 이어, 2006년에는 햄버거용 육류 생산의 문제점을 다룬 ‘Fast Food Nation’ 이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맥도날드는 큰 타격을 받았다. 모든 햄버거 업체가 타격을 입었지만 특히 최대 업체인 맥도날드에 대한 반감이 컸다.맥도날드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위기였다.   건강에 해롭다는 정보는 고객 입장에서는 대단히 심각한 비용의 지급이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고객이 지출하는 비용을 훨씬 능가하는 혜택 제공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사과(Apple slices), 흰 살 닭고기 맥너겟 등 건강식 메뉴들을 과감하게 확대했다. 또 프리미엄 커피를 선보였고, 감자튀김용 기름의 품질도 개선했다. 이밖에 매장을 새벽 1시 또는 아예 24시간 오픈하도록 해 젊은 고객 유치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드라이브 스루( Drive-through) 시스템 개선 등 빠른 속도로 다양한 혜택을 확대했다.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대로다.  맥도날드는 여전히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햄버거 업계의 선두 주자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 브랜드보다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힘든 작업이지만 선두주자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지속해야 한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기 때문이다. 박충환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가치 전략 브랜드 가치 경쟁 브랜드 가치 상승

2023-12-31

[브랜드 이야기] 가치 제고 전략이란?

인간관계나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에서나 가치라는 용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관계의 지속이냐 아니면 단절이냐의 판단에 결정적 기준이 되는 것이 가치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인물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혹은 특정 브랜드를 계속 구매할 것인지 결정할 때 가치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그러면 이 가치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 적이 있다. 가치란 상대로부터 받는 혜택과 비용의 함수관계이다. 상대에게 얼마만큼을 주고 얼마만큼을 받는가의 차이에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산정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비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제품의 경우에는 가격, 구매에 소요되는 시간 등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용이다. 그러나 혜택에는 가격이나 시간과 같은 단위가 없다. 혜택은 우리가 마음속에서 느끼는 고마움이다.   고마움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필자는 우리가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고마움을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제품의 문제 해결 기능에 대한 고마움이고, 두 번째는 제품 디자인이나 포장 등을 통해 느끼는 감성적 만족감에 대한 고마움이며, 세 번째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이나 가치관(예를 들어 환경 보호, 약자 보호)에 대해 느끼는 고마움이다.     만약 A브랜드가 비용 대비 혜택을 더 많이 주는 것으로 인식되면 우리는 그 브랜드로부터 가치를 느끼게 된다. 또한 A브랜드의 가치가 경쟁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가치보다 더 높다고 느낄 때 우리는 A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 대비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지속적 제고가 필수적이다.     필자는 고객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느끼게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브랜드는 이 방법들을 지속해서 그리고 반복적으로 사용해야만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통해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기존 세 가지 종류의 혜택을 개선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유명한 ‘10년 /10만 마일 보증’은 기존의 자동차 보증기간(2만/3만 마일 또는 2년 보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현대자동차의 가치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고객들은 이 기능적 혜택 제고에 상당한 고마움을 느꼈고 바로 이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능적 혜택의 도입이 현재 현대 자동차의 위상을 높이는 시발점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방법은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샘소나이트(Samsonite)는 여행용 가방에 앱 위치 추적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들은 앱을 통해 본인 가방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 헤프티백스(Hefty Bags)는 자사의 음식물 쓰레기 보관용 백을 장난감이나 의류 보관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세 번째는 고객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제거해 가치 상승을 시도하는 것이다.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동물 공연을 없앴다. 이런 결단을 통해 동물 애호가와 고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동시에 보험료나 동물 운반비 등 큰 비용 절감 효과도 얻었다. 동물들 공연을 없애 오히려 고객들은 고마움을 느꼈다.     네 번째 방법은 자랑스럽고 우수한 브랜드 혜택의 중요성은 더 높이고, 인정받지 못하는 혜택의 중요성은 낮춰 가치의 제고를 시도하는 것이다. 버켄스탁(Birkenstock)이라는 신발 업체는 고객들에게 디자인적인 혜택보다 착용감 혜택 제공에 역점을 뒀다. 즉 제품 디자인보다 착용 시 편안함에 역점을 두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큰 영향을 줬다. 또한 구강 세척제를 생산하는 리스테린(Listerine)사는 제품의 강한 맛에 고객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자 강한 맛은 입안의 악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없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강한 맛에 대한 거부감은 줄이고 세균 제거 효능은 부각함으로써  브랜드 가치 제고에 성공했다.   다섯 번째는 브랜드 혜택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경쟁력 있는 제품과 비교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CJ그룹은 2000년도 초반 게토레이(Gatorade) 음료 판매를 시작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제품이라 구매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자연히 매출도 크게 늘지 않았다. CJ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토레이의 효과를 물과 비교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지금도 한인들이 기억하는 “물보다 흡수가 빠른 갈증 해소 음료, 게토레이”라는 광고 문구다. 우리 몸이 물보다 게토레이를 더 빨리 흡수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 전설적인 전략의 성공으로 한국에서 게토레이의 판매는 급증했다.   세계 최대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도 한때 위기를 겪었다. 2004년 햄버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내용의 ‘Super size me’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데 이어, 2006년에는 햄버거용 육류 생산의 문제점을 다룬 ‘Fast Food Nation’ 이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맥도날드는 큰 타격을 받았다. 모든 햄버거 업체가 타격을 입었지만 특히 최대 업체인 맥도날드에 대한 반감이 컸다.  맥도날드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위기였다.   건강에 해롭다는 정보는 고객 입장에서는 대단히 심각한 비용의 지급이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고객이 지출하는 비용을 훨씬 능가하는 혜택 제공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사과(Apple slices), 흰 살 닭고기 맥너겟 등 건강식 메뉴들을 과감하게 확대했다. 또 프리미엄 커피를 선보였고 감자튀김용 기름의 품질도 개선했다. 이밖에 매장을 새벽 1시 또는 아예 24시간 오픈하도록 해 젊은 고객 유치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드라이브 스루( Drive-through) 시스템 개선 등 빠른 속도로 다양한 혜택을 확대했다.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대로다.  맥도날드는 여전히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햄버거 업계의 선두 주자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 브랜드보다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힘든 작업이지만 선두주자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지속해야 한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기 때문이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가치 전략 브랜드 가치 경쟁 브랜드 가치 상승

2023-12-05

[브랜드 이야기] 잠재 고객, 새로운 시장은 늘 있다

브랜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성장 전략이다. 성장 전략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우선 가격을 낮추거나 광고 등 판촉 활동을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또 서적 판매로 시작해 다른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아마존식 전략도 방법이다. 이 밖에 기존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시도도 가능하다. 다만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성장에는 위험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매출이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순이익이 감소할 수도 있다.     위의 세 가지 전략 기운데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적은 것은 마지막 방법이다. 즉, 가격 인하나 판촉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는 순익 하락으로 이루어질 경향이 높으며, 새로운 사업 영역 확장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장 확보를 통한 성장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 전략의 핵심 과제는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느냐 하는 것이다. 필자는 크게 두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확보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제품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새로운 고객층 확보는 상대적으로 이해도 쉽고 적용도 간단하다. 기존 고객의 나이, 성, 소득수준, 거주지역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신규 고객 확보에 활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디저트 제품 판매 업체인 ‘젤로 (Jell-O)’의 예를 보자.  젤로는 원래 시니어들이 후식 또는 간식으로 먹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초콜릿, 딸기, 베리 맛 등을 첨가해 아이들도 즐겨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으로 시장 확대를 통해 엄청난 매출 신장을 이룬 전설적인 사례다. 같은 맥락에서 두부를 이용해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기존 제품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 시장을 확대하는 방법은 내용상으로 조금 까다롭다. 먼저 새로운 용도 분석 전에 기존 용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존 제품의 경우 고객들은 ‘언제’ 이 제품을 쓰는지, ‘어느 곳에서’ 이 제품을 쓰는지, ‘어떻게’ 이 제품을 쓰는지, 그리고 ‘무슨 이유로’ 이 제품을 쓰는지 잘 인식하고 있다. 만약 고객들에게 기존의 ‘언제’대신 새로운 ‘언제’를  인식 시킨다면 이것은 분명히 새로운 시장의 발견이며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도 확보할 수 있는 시장확대 전략이 된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고객들에게 에그 머핀이나 소시지 머핀 등이 아침 식사로 좋다는 인식을 강하게 부각시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고객들은 햄버거 스타일 메뉴를 점심뿐만 아니라 아침에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존 제품을 새로운 ‘어느 곳에서’ 판매하는 것을 통해 매출 신장을 시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운동화를 세계시장으로 확대해 매출 신장의 목표를 이룬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 경우 신규 고객들이 기존 제품의 새로운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어떻게’는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이에는 오렌지 주스가 좋은 예가 된다. 오렌지 주스 판매업체들은 전통적인 방식의 오렌지 주스 외에 농축액도 선보였다. 고객들은 전통적 방식의 오렌지 주스를 선택하거나 농축액을 구매해 물을 섞어 마실 수도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 오렌지 주스 시장 전체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이유’를 통해서도 시장확대를 이룰 수 있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약혼이나 결혼식 때 영원한 사랑의 맹세로 남성이 여성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 10주년 등 특별한 기념일이나 감사의 표시 등으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기도 한다.      그런데 상기한 두 가지 전략 모두를 활용해 엄청난 브랜드 성장을 이룬 예도 많다. 그중 하나가 ‘암&해머(Arm & Hammer)’브랜드이다. ‘암&해머’는 1867년에 보잘것 없이 시작된 브랜드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암&해머’가 처음 선보인 베이킹소다 제품은 빵을 굽는 용도로 판매됐다. 그 후에 동일한 제품을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기발한 방법들을 찾아냈다. 예를 들어 냉장 음식 악취 제거용, 애완견 배설물이 묻은 카펫 청소용, 수영장과 변기 청소용, 심지어 피부관리용이나 소화가 안될 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용도를 알려 고객들로부터 놓은 호응을 얻었다.      냉장고 악취 제거용만으로도 ‘암&해머’ 브랜드는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또한  미국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은 ‘암&해머’ 브랜드가 ‘새로운 곳’을 발견한 셈이다. 아울러 해외 시장에서의 막강한 힘은 브랜드 성장에 다시 기여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암&해머’는 이렇게 한 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한 것 외에  다른 형태의 새로운 제품들을 지속해서 출시하면서 한층 더 막강한 브랜드로 성장하게 됐다. 예를 들어  ‘암&해머’의 치약, 탈취제, 그리고 세정제 등의 출시는 모두 기존 제품의 기본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된 제품들로 고객들은 ‘암&해머’ 제품의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이들 제품도 쉽게 수용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브랜드 성장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 성장 방법에는 순서가 있으며 기존 제품의 새로운 시장을 알아내는 노력이 다른 두 가지 방법 이전에 철저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기존 제품의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 것은 다른 방법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물론 일단 기존 제품의 새로운 시장확대를 통한 성장 다음에 다른 두 가지 방법을 통한 브랜드 성장도 당연히 고려 또는 시행할 수 있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잠재 고객 시장확보 방법 고객층 확보 시장 확보

2023-11-08

[브랜드 이야기] 중소기업도 브랜드 관리 가능하다

인간관계를 나타내는 용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긍정적인 관계는 믿음, 사랑, 그리고 존경 등으로 표현되는 반면, 부정적 관계는 불신, 혐오, 경멸 등의 용어가 사용된다.     우선 긍정적 인간관계를 의미하는 믿음, 사랑 그리고 존경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 세 가지 용어 가운데 아마 일상에서는 믿음이라는 말의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을 것이고, 그 다음이 정이나 사랑, 그리고 존경의 순서일 것이다. 이는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위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믿음이고, 다음이 정이나 사랑, 마지막이 존경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높은 신뢰와 사랑 이외에 상대를 존경하는 감정이 수반된다면 그 인간관계는 가장 이상적이며 이름다운 인간관계가 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브랜드와 고객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에서 믿음이란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에 관한 감정이며, 정이나 사랑의 감정은 매력적인 디자인, 혹은 광고 등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 등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정 브랜드가 환경보호,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사회적, 윤리적 목표도 추구한다면 고객들은 그런 브랜드에 존경심을 갖게 될 것이다.     왜 우리 브랜드가 고객의 신뢰는 높은데 정이나 사랑은 상대적으로 약할까? 왜 우리 브랜드는 신뢰성과 존경심이 정이나 사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할까? 왜 우리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보다 고객의 존경심이 약할까?     위의 질문들은 브랜드 운영 전략 수립에 필수적이다. 만약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에 대해 믿음,사랑,존경의 세 가지 감정을 모두 갖고 있다면 매출, 그리고 브랜드 충성도에서도 단연 경쟁 우위를 갖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이 세 가지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하느냐가 문제다.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브랜드에 대한 믿음, 사랑, 그리고 존경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고객들은 제품의 성능과 품질 그리고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에 강한 신뢰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매력적인 제품의 디자인, 포장, 로고, 광고 등을 통해 정이나 사랑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의 사회적 윤리적 의무를 수행함으로써 또는 그 브랜드 제품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이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도 브랜드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하는 방법이다. 이 세 가지 감정이 형성되었을 때 고객과 브랜드 간에 이상적인 관계가 이뤄지는 것이다.     유명 보석 업체인 티파니(Tiffany)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 티파니는 은,다이아몬드 등 보석 제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품질과 독창적인 기술로 170년 넘게 신뢰도를 쌓아왔다. 티파니는 제품뿐만 아니라 매장에도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동시에 전설적인 ‘블루박스(blue Box)’ 포장을 통해 고객들이 티파니 브랜드에서 정과 사랑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티파니는 오래전부터 자체 매장을 ‘유명 박물관에 전시될만한 제품을 팔고 있는 곳’으로 고객들에게 인식시켜왔다. 그리고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이라는 영화를 통해 고객들이 주연 여배우의 우아한 이미지와  자신을 연결하게 해 자부심을 갖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티파니라는 브랜드를 높게 평가하며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서로 다른 방법으로 고객들이 티파니 브랜드에 신뢰, 정 (사랑) 그리고 존경심을 갖게 한 것이다.     유명 피아노 제작사인 스타인웨이(Steinway)의 예도 들어보자. 150년 이상 장인정신으로 만든 스타인웨이 피아노의 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라면 누구나 스타인웨이를 갖고 싶어한다.    스타인웨이 피아노 한대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간은 최소 9개월로 알려졌다. 그리고 수작업이 수반된 독창적인 제조과정 (115 특허 보유)으로 인해 일 년에 3000대 정도밖에는 생산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스타인웨이의 품질에 대한 신뢰는 한마디로 엄청난 수준이다. 또한 트아인웨이 그랜드 피아노의 전설적인 디자인은 고객들로부터 대단한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최상의 음을 구현하겠다는 브랜드 이상에서 고객들은 스타인웨이 브랜드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물론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소유한 고객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그런 자부심을 갖게 해 준 스타인웨이 브랜드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됐을 수도 있다고 하겠다. 스타인웨이 피아노 역시 서로 다른 방법으로 고객들이 신뢰, 정(사랑), 그리고 존경심을 갖게 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필자가 티파니나 스타인웨이 같은 유명 기업들을 예로 든 탓에 중소기업 브랜드에는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객의 욕구는 동일하다는 점을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고객은 어떤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품질이 탁월하고 서비스가 뛰어나면 신뢰하기 마련이다.  또 눈길이 가고 마음에 끌리는 제품 디자인과 포장 등을 보면 그 브랜드에 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사회적, 윤리적으로 의미가 있고, 그 브랜드 제품을 갖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 브랜드를 높게 평가하며 존경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고객의 성향을 잘 알고 대처하는 것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브랜드 운영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인간관계나 브랜드와 고객 간의 관계에서나 신뢰, 정(사랑) 그리고 존경심의 세 가지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뢰, 정(사랑), 그리고 존경심의 감정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기업들도 추구해야 할 목표라 할 수 있겠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중소기업 브랜드 티파니 브랜드 브랜드 제품 경쟁 브랜드

2023-10-17

[브랜드 이야기] 진정한 경쟁 상대는 누구인가?

어떤 학자들은 시장에서의 경쟁을 전쟁에 비유하기도 한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전리품을 챙기듯 시장 경쟁에서 이기면 시장 독점이라는 보상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우선 시장에서의 경쟁은 전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쟁은 당사자끼리 승부를 가리는 것이지만 시장에서의 경쟁은 브랜드 간에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승자를 선정한다는 사실이다. 피겨 스케이팅이나 체조 경기에서 심판이 우승자를 결정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그러면 기업은 어떻게 고객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업은 시장에서 도대체 누구와 경쟁하고 있는가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A씨의 점심 메뉴 결정 과정을 통해 이를 확인해 보자. A씨의 점심 메뉴 후보에는 라면, 샐러드, 햄버거, 닭고기나 생선 요리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일단 A씨는 자주 먹는 라면 대신 오랜만에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자. 다음의 과정은 어떤 햄버거를 먹을 것인가 결정하는 일이다. 즉, 맥도날드, 버거킹, 웬디스 등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A씨가 과거부터 버거킹 햄버거를 선호했다면 버거킹은 승자독식의 영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버거킹 고객의 대부분이 A씨와 같은 경우라면 버거킹의 승리는 상처뿐인 영광이 된다. 왜냐하면 A씨가 점심에 햄버거를 자주 먹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버거킹의 점심 매출은 늘지 않을 것이다.   버거킹은 다른 햄버거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더라도 실속 없는 일인자가 되는 셈이다. 결국 버거킹의 주 경쟁 대상은 A씨가 점심으로 자주 먹는 라면이지 다른 햄버거 브랜드들이 아니다. 즉, 이 경우 버거킹은 같은 제품군의 여러 브랜드가 아니라 라면이 주요 경쟁 대상이 되는 것이다.     경쟁의 대상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첫째는 고객의 욕구를 다른 방식으로 충족시켜주는 서로 다른 형태의 제품군들이며, 두 번째는 동일한 제품군에서 직접 경쟁하는 여러 브랜드들이다. 따라서 기업은 언제나 두 가지 형태의 경쟁 대상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경쟁 대상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은 경쟁 대상들이 어떻게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가를 분석하고 배워 고객이라는 심사위원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는 일이다. 한 가지 부언할 사항은 배운다는 것은 반드시 경쟁 대상으로부터 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이 배울 수 있는 대상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경쟁대상이 아닌 제품들에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터퍼웨어(Tupperware)의 설립자는 페인트캔의 뚜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공기 차단 용기 제품을 만들었다. 터퍼웨어 제품과 페인트캔은 아무런 경쟁관계가 없다.     두 번째는 간접경쟁으로부터 고객의 욕구 충족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간접경쟁이란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제품들이 고객의 동일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스크톱 컴퓨터와 노트북은 고객의 동일한 욕구(note-taking)를 다른 방식으로 충족시키면서 경쟁한다. 또 물과 수박, 청량음료 그리고 맥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고객의 갈증 해소라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세 번째는 직접적인 경쟁자들로부터 고객의 욕구 충족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병물 판매업체인 애로헤드(Arrowhead)는 고객들이 왜 에비안(Evian) 브랜드를 선호하는지를 분석해 품질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기업들은 직접 경쟁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상대적으로 간접 경쟁에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간접적인 경쟁자들로부터 더 유용하고 혁신적인 고객의 욕구 충족 방법들을 얻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간접 경쟁자들도 고객의 동일한 욕구를 그들 나름의 제품과 방식으로 충족시키고 있으므로 이들로부터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직접 경쟁자들보다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7년 아이폰(iPhone)이 출시 되었을 때 애플의 개발자들은 컴퓨터를 간접 경쟁 제품으로 설정하고 있었다. 아이폰은 전화기 기능도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컴퓨터 기능의 탑재였다. 아이폰은 통화 기능 외에 인터넷 접속기능도 갖춰 그야말로 ‘손 안의 컴퓨터’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터넷 접속을 통한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전화를 통한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방법은 다르지만 기본 목적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애플은 컴퓨터를 간접 경쟁 제품으로 설정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이폰은 간접 경쟁 제품인 컴퓨터 시장 고객도 일부 유인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컴퓨터 기능까지 갖춘 휴대폰으로 엄청난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직접 경쟁 대상인 전화기 시장에서 일인자의 위치를 차지한 것이다.     기업들은 직접 경쟁자들만 경쟁 대상으로 생각해 경쟁을 전쟁하는 듯한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 개발 경우와 같이 간접 경쟁자를 통해 새로운 고객 욕구 충족 방법을 배우는 것이 직접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아이폰 경쟁 간접 경쟁자들 경쟁 대상들 시장 경쟁

2023-08-29

[브랜드 이야기] 고객과의 아름다운 동행 이뤄지려면

많이 듣는 용어 중 하나가 고객이다. 제품 구매자는 물론, 기업의 임직원도 고객이 될 수 있다. 또 부부 사이에서도 고객 관계는 성립된다. 더 넓은 인간관계로 확대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고객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고객은 왕이다. 왜냐하면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여러 선택 대상 중 자신에게 가장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대상을 고른다. 제품 구매 고객은 여러 제품을 비교한 후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택하며, 구직자들도 자신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기업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부부 사이에서도 어느 한쪽이 상대방의 가치를 느끼지 못할 때 부부관계의 청산(이혼)을 원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자신에게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면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면 지속해서 관계가 유지되고 아름다운 동행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치란 무엇인가? 가치란 간단히 표현하면 두 가지 선택 대상에서 혜택과 비용을 비교해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기준은 제품구매, 구직자의 회사 선택,  부부관계 등 모두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문제는 어떤 것들을 혜택으로, 그리고 어떤 것들을 비용으로 생각하느냐의 문제다.     비용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분명하다. 가격을 지불하거나 시간을 쓰는 것은 비용이다. 또한 고통과 분노 등 인간관계에서 경험하는 것도 비용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는 비용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민감하다. 필요 이상으로 비싼 가격을 지불했을 때 느끼는 후회, 남편이 별 이야기도 없이 혼자 여행을 가겠노라고 2주간 집을 비워 아이 둘을 데리고 속앓이하던 고통, 이유 없이 직장 상사에게서 꾸지람을 들었을 때의 억울함과 분노 등의 비용을 쉽게 잊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다.   혜택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분명하지 않다. 다만 받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혜택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문제는 이 고마움의 느낌은 시간이 지나면서 엷어지고,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받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기보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고객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혜택을 혜택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나도 고객의 기억에서 혜택의 고마움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지속해서 새로운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즉, 고객들에게 어느 한 가지 혜택만 제공하고 끝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고객들은 더는  높은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차가운 관계를 갖게 된다.     과거 칼럼에서도 필자는 혜택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우리가 느끼는 혜택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기능적인 면에서의 혜택이고, 또 하나는 정감적인 면에서의 혜택, 그리고 세 번째는 정신적인 면에서의 혜택이다.     기능적인 면에서의 혜택이란 고객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더 편하고, 더 쉽고, 그리고 더 만족스럽게 느끼게 하는 혜택이다. 그리고 정감적 혜택이란 감정적으로 더 기쁘고, 더 포근하게 그리고 더 뿌듯하게 느끼게 하는 혜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혜택은 고객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귀감이 될 수 있는 생활철학과 생활신조를 배우고 느끼도록 하는 혜택이다.   위의 세 가지 혜택을 간단하게 소비자인 고객의 입장에서 설명해 보자. 소비자인 고객들은 우선 제품의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로부터 기능적인 혜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매혹적인 포장과 제품 디자인, 그리고 감성적인 광고로부터 정감적인 혜택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과 노력에서 정신적 혜택을 느낄 수 있다.     과거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나이키의 경우가 이 세 가지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한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우수한 기능성을 갖춘 나이키 농구화의 뛰어난 품질은 거의 전설적이다. 여기에 매력적인 디자인, 강렬한 스와시 로고, 그리고 마이클 조던을 이용한 일련의 광고 캠페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최고의 정감을 느끼게 한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이라는 나이키 브랜드 슬로건은 더는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내용으로 모두가 추구하여야 할 생활철학이다. 나이키는 이러한 세 가지 형태의 혜택을 지속해서,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했다.     가치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요약하자면 첫째, 고객들은 혜택(받는 것)보다 비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니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먼저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혜택은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더 이상 혜택으로 인식하지 않아 고마워하지 않으니 지속해서 새로운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셋째, 나이키의 예에서 보듯이 기능적, 정감적 그리고 정신적 형태의 혜택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해서 제공해야만 세 가지 형태의 혜택들이 상호 보완성을 이루면서 고마움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 고객들은 최상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결국 ‘겸허함으로 밑에서 위를 섬기는 마음 자세로 상대를 대하면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된다’는 성경 구절과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며 섬겼을 때 고객도 아름다운 동행을 원한다는 사실은 서로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고객 동행 고객 관계 임직원도 고객 정신적 혜택

2023-08-01

[브랜드 이야기] 돌멩이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으려면?

동물의 세계에서 서로 협조하면서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현상을 ‘심바이오시스(symbiosis)’라고 한다. 물떼새들과 악어의 공생관계는 잘 알려진 예다. 악어새로도 불리는 물떼새는 악어의 입속에 남아있는 고기 찌꺼기를 처리한다. 이를 통해 물떼새는 먹이를 얻고, 악어는 입 안 청결의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얼룩말과 타조의 공생관계는 더 놀랄만하다. 얼룩말은 시력은 상당히 발달한 데 비해 후각은 그렇지 못하다. 반면 타조는 후각은 상당히 발달했지만 시력은 약하다.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얼룩말의 시력과 타조의 후각이 공조하는 형태의 공생관계는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는 공생 관계를 각각의 개체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의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공생 관계에서 나오는 효율성은 분업형태에서도 같다. 그러나 필자는 또 다른 형태의 효율성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친근한 상승효과 (synergy)다.     상승효과는 ‘돌멩이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는다’는 말로 쉽게 설명이 된다. 돌멩이 하나로 새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새 두 마리를 동시에 잡는다는 것은 높은 효율성의 좋은 예가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브랜드 전략에 상승효과의 효율성을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새를 잡으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구조건 (수단)들을 확인해야 한다. 돌멩이도 있어야 하고 숨어서 돌을 던질 수 있는 장소도 필요하며, 새도 여러 마리가 모여있는 장소여야 한다. 또 새들이 도망가지 않도록 주위 환경도 조용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요구 조건들이 서로 보완적인 기능을 갖춰 도와준다면 목적은 더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상승효과다.     즉, 상승효과를 위해서는 두 가지 원칙이 요구된다. 첫째, 특정한 목적을 위해 동원되는 요구조건들 각각이 목적과 직접 연결되는 일관성의 원칙이다. 두 번째는 그 조건들이 상호 도움을 주는 보완성의 원칙이다. 이 두 가지 원칙이 만족되면  우리는 브랜드 전략에서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돌멩이가 몸을 숨기고 던져 새를 잡는데  알맞는 크기고, 숨을만한 장소도 새들과 가까이 있으며, 새가 3~4마리가 아니라 떼로 모여 있는 장소이고, 주위 환경이 언제나 조용한 장소면 이 요구 조건들은 분명히 서로 보완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돌멩이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한인들도 잘 알고 있는 한국의 브랜드들을 통해 상승효과의 매력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960년대 이후 한국인의 입맛은 오랫동안 조미료 ‘미원’이 지배하고 있었다. 제일제당은 1968년 ‘미풍’이라는 조미료 회사를 인수해 이 막강한 브랜드에 도전했지만 한마디로 참패를 맛봤다. 제일제당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고, 절치부심하며 8년이 흘렀다. 제일제당은 1975년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이 ‘다시다’ 역사의 시작이었다.     제일제당은 미원이 주도하고 있었던 조미료 시장을 ‘화학조미료’ 시장으로 규정하고, 소비자의 인식을 ‘화학조미료 vs 천연 조미료’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그 유명한 ‘고향의 맛… 다시다’였고 드라마 ‘전원일기’로 유명했던 김혜자씨를 모델로 내세웠다.     또한 천연 조미료 개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고향의 맛을 찾아서’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그래, 이 맛이야~”라는 감성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고향의 저녁노을과 밥 짓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장치를 통해 한국인의 정서를 자극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천연 조미료의 개념에 ‘고향의 맛’ 이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광고 모델, ‘고향의 맛을 찾아서’라는 캠페인 모두 일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 요소들은 서로 도움이 되는 높은 수준의 보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다’의 역사가 48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소비자들의 뇌리에는 ‘고향의 맛’ ‘그래 이 맛이야’라는 핵심 메시지가 여전히 남아있다. 다시다는 미원으로 대표되던 기존의 발효 조미료 시장을 복합 조미료 시장으로 전환했고, 이 시장에서 70% 수준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 한가지 예는 식품업체 풀무원이다. 한국에서 유기농 먹거리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0년 중반부터다. 그 당시 유기농 식품 개념은 미국에서도 생소한 것이었다. 풀무원의 기업 이념은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바른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풀무원이 택한 일련의 전략은 풀무원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유기농 음식과 자연식품의 대표 기업으로 인식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첫째, 회사가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인공 조미료와 색소, 그리고 부패 방지용 화학 성분들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둘째, 소비자에게 모든 제품을 신선하게 공급하기 위해 냉장 유통체계를 구축했다. 셋째, 모든 제품에 GMO(유전자 변형 농수산물)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이외에 여러 가지 혁신적인 정책과 전략들이 만들어지고 시행됐다.     상기한 세 가지 전략은 바른 먹거리 원칙과 일관적으로 관련이 있다. 게다가 각각 상호 효과를 높여주는 보완성을 보여준다.  특히 첫째와 둘째 정책의 보완성은 특기할 만하다. 아무리 방부제와 인공색소 등이 함유되지 않은 바른 먹거리를 생산한다고 해도 신선도가 유지될 수 없는 비냉장 유통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였다면 그것은 비보완성의 극명한 예가 됐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풀무원은 상당한 비용과 위험부담에도 불구 냉장유통을 고집해 보완성의 극대화가 가능했다. 바로 이런 상승효과로 인해 소비자들은 풀무원 브랜드를 바른 먹거리를 판매하는 상표로 인식하고 있다. 1980년 중반, 유기농 개념이 전무하던 시절 중소기업이었던 풀무원이 시행한 전략들은 엄청난 효율성으로 돌멩이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은 것과 다름없었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돌멩이 상승효과 조미료 시장 조미료 개념 돌멩이 하나

2023-07-04

[브랜드 이야기] 흥미롭고 감성 자극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라

우리는 살면서 많은 기억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기억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이 그대로 우리의 뇌 속에 저장된 것이다. 그러나 특정한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기억은 상상력이 더해져 실제보다 부풀려진 형태로 우리의 뇌 속에 자리 잡기도 한다.     대부분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에는 더 많은 상상적 경험이 추가돼 실제보다 감성적으로 더 진한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감동적인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비슷하다. 관객들은 자기 나름의 상상력을 추가해 마지막 장면에 더 진한 감성을 느끼게 되고, 이는 몇십 년이 지나도 뚜렷하게 기억된다.   필자는 이런 기억을 ‘감성적 기억’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리고 이 감성적 기억이 그 대상에 강한 애착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감성적 기억은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에도 가능하지 않을까? 첫사랑이나 감동적인 영화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능하다고 본다. 고객들이 브랜드에 감성적 기억을 갖도록 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 거리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효과적이다.       첫째, 이야기는 흥미롭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둘째, 고객의 감성 코드를 강하게 자극해야 한다. 셋째, 고객의 가치관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 이야기가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추게 되면 고객들은 브랜드에 강한 애착과 진한 감성적 기억을 갖게 된다. 즉 고객들은 더 자주, 더 강하게 브랜드에 관한 기억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매출과 시장 점유율에 대한 영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게 된다.     많은 한인이 기억하고 있을 브랜드 이야기의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자. OB맥주는 1990년 초까지 한국 맥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1991년 OB맥주의 모회사인 두산이 낙동강에 페놀을 유출해 수질을 오염시킨 사건이 큰 환경 이슈로 부각됐다. 바로 이때 경쟁 업체인 조선맥주는 ‘100% 천연암반수로 만들었다’며 대대적 홍보와 함께 HITE 맥주를 출시했다. 당시 이슈였던 ‘물’을 집중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그 결과 출시 2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라는 엄청난 성과를 달성했다. ‘100% 천연암반수로 만든 순수한 맥주’ 라는 HITE 브랜드 이야기는 고객들에게 과거에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맥주의 성분에 관심을 갖게 했다. 또 ‘천연암반수로 만든 맥주’라는 홍보는 고객의 감성 코드를 강하게 자극했다. 그리고 고객은 이런 순수한 맥주를 마심으로써 자신의 순수성을 확인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한국의 껌 시장은 1990년대만 해도 혁신과는 거리가 먼 고요한 시장이었다. 그런데 2000년 롯데제과가 ‘자일리톨’ 이라는 낯선 이름의 껌을 출시했다. 그런데 이 낯선 브랜드 이름 뒤에 몇 가지 흥미롭고 놀랄만한 이야깃거리들이 있었다. 첫째 ‘핀란드산 자일리톨 함유’, 둘째는 ‘치과의사협회 인증’, 셋째는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천연 감미료 ‘자일리톨’을 브랜드 이름으로 선정했다는 것, 그리고 넷째는 ‘자기 전에 씹는 껌’ 이라는 역발상적인 광고 슬로건이었다.     이중 ‘자기 전에 씹는 껌’이라는 홍보 문구는 감성적인 코드로 제품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또  ‘치과의사협회 인증’ 제품의 신뢰성과 함께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들의 가치관과 연결된다.     미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예들이 얼마든지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나이키의 에어 조던 농구화도 이에 포함된다.     앞의 예들은 광고나 판촉 비용을 많이 지출할 수 있는 대기업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또 브랜드 애착 현상은 소비재 시장에서나 가능하지 산업재 분야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다.     이는 수긍 가능한 반론들이다.  그러나 사고의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업종이건 고객은 모두 애착과 감성적 기억을 갖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앞에 언급한 세 가지 요건을 갖춘 브랜드 이야기를 제공하면 고객은 감성적 기억을 갖게 될 것이다. 또 브랜드 이야기 전달에 반드시 막대한 광고 비용을 투자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브랜드 이야기를 개발할 수 있느냐이다.     프랑스 화가 에드가 드가(Edgar Dega)의 작품 가운데 ‘두 발레리나 소녀’가 있다. 필자는 30년 전 루브르박물관 가이드로부터 작품 설명을 들었지만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두 발레리나 소녀’ 라는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면 19세기 말 프랑스에서는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딸을 발레 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유명한 발레리나로 성공하면 부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재력 있는 남성의 정부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던 드가는 이 작품을 통해 소녀 발레리나들의 행복을 기원하려 했다고 한다.       그림에서 주인공인 두 소녀는 중앙이 아닌 우측 상단에 위치한다. 그리고 왼쪽 하단에는 물을 뿌리는 주전자를 배치해 시각적 균형을 맞추고 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 주전자는 두 소녀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며 일종의 보호자 역활을 상징한다.  그리고 마룻바닥의 검은색은 현재의 어려움을, 바깥쪽의 밝은 색상은 미래의 희망을 의미한다.     루브르박물관 가이드의 설명은 필자에게 흥미와 함께 감성적 코드도 자극했다. 그리고 소녀 발레리나의 미래를 성원하는 드가의 마음은 우리의 가치관과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인 업체들도 자기 브랜드에 관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이야기 감성 감성적 기억 감성 코드

2023-05-24

[브랜드 이야기] ‘성공 브랜드’ 이유 알면 삶의 행복도 보인다

행복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지만, 필자는 육체적, 심리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최상의 상태를 행복으로 정의하고 싶다. 즉 행복한 순간에는 편하고, 즐겁고 영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행복의 조건으로 돈, 명예, 권력 등 여러 가지를 꼽지만, 필자는 소중한 친구가 최우선이라는 연구 결과에 동의한다. 나의 기쁨은 물론 슬픔도 본인의 일처럼 생각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친구가 있으면 삶의 행복지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충성심을 보여주는 친구 같은 고객이 많다면 행복한 브랜드가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행복한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이와 함께 어떻게 하면 우리의 행복지수도 높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우선 훌륭한 브랜드는 우리에게 편안함을 준다. 우리는 일상생활의 문제점들을 해결해줌으로써 편리함과 안락함을 주는 브랜드의 기능을 잊거나 아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부엌의 음식 찌꺼기 처리 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아 드래이노(Drano)라는 브랜드의 하수구 청소 용액으로 해결했을 때, 위산과다로 고통스러운 상황을 텀스(Tums)라는 약으로 해결했을 때 등은 브랜드가 우리에게 주는 편안함의 예들이다.   또 훌륭한 브랜드는 우리에게 심리적인 즐거움을 준다. 우리는 브랜드가 오감을 즐겁게 한다는 사실도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추운 겨울날 따근한 초콜릿을 마실 때는 미각의 즐거움을, 보석업체 티파니 (Tiffany)의 하늘색 포장지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그런가 하면 애플(Apple) 제품의 디자인에서는 시각적 매력과 함께 심리적 즐거움도 느낀다.     훌륭한 브랜드는 우리에게 정신적인 영감도 준다. 우리는 “조국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마라, 당신들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라”라는 케네디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에서 뜨거운 영감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유명한 나이키의 ‘Just do it!’은 우리에게 ‘핑계 대지 말고 살라’는 삶의 철학을 전한다.   고객들은 왜 브랜드가 주는 편안함, 그리고 심리적, 정신적 자극에 행복을 느끼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에게는 도파민(Dopamine), 옥시토신(Oxytocin), 세로토닌(Serotonin), 엔도르핀(Endorphins) 등 다양한 행복 호르몬이 있다. 훌륭한 브랜드는 상기한 세가지 혜택을 제공하여 이런 행복 호르몬들을 자극해 우리 마음의 상태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해병대 (USMC)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 해병대 훈련으로 단련된 몸은 신체적 편안함을 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시련도 견딜 수 있게 한다. 그 유명한 푸른색의 해병대 유니폼은 시각적인 즐거움도 준다. 전설과도 같은 ‘The Few, The Proud(자랑스러운 소수)’라는 미 해병대의 광고 슬로건은 해병대원들에게 선택된 소수의 정예부대라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또 언제나 조국과 동료들에게 충성한다는 ‘Semper fidelis(항상 충성을)’라는 구호는 해병들에게 정신적 감동을 준다. 미 해병대 브랜드의 이런 세 가지 혜택은 해병대원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한 브랜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친구들을 갖게 되면 우리는 더 큰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소중한 친구를 얻는 방법은 브랜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3가지 혜택을 먼저 제공하는 것이다.     첫 번째 조건인 편안함을 준다는 것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이는 상대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상대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상대는 이를 고맙게 생각하며 친근감을 가질 것이다. 예를 들어, 이웃이 급한 사정이 생길 경우 어린 자녀나 애완동물을 대신 보살펴 주거나 잔디를 깎아 주는 것 등도 이웃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것에 속한다.       두 번째, 심리적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은 심리적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다. 상대의 말을 열심히 들어 주며 공감을 표할 때 상대는 즐거움을 느낀다. 상대가 가진 장점에 초점을 맞춰 언제나 그 장점들을 얘기하고 찬사를 보낼 때 상대는 심리적인 즐거움을 느낀다. 단정한 복장과 치장도 상대에 대한 존경과 예우의 표시로 상대를 심리적으로 즐겁게 한다. 또한 재치있는 유모와 농담으로 상대를 즐겁게 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심리적 혜택이다   세 번째, 정신적 영감을 준다는 것은 상대에게 정신적 감동을 주는 것이다. 모범이 되거나 감동을 할만한 행동을 할 때 상대는 정신적 혜택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불우한 이웃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와 행동, 언행이 일치하는 생활태도,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며 타협을 거부하는 용감함,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믿음성, 또는 절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언제나 상대의 업적이나 장점을 강조하는 겸손함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상대에게 이런 3가지 혜택을 먼저 제공 했을 때 그들은 우리에게 강한 애착을 갖고 진정한 의미에서 친구가 되기를 원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데 매우 중요한 역활을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남들이  행복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이기적 욕심보다 먼저 남들에게 행복을 제공하고 그들로 인해 자신도 행복을 느끼게 되는 애타적 봉사의 이치를 잊지 말자.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브랜드 성공 행복 호르몬들 해병대 브랜드 심리적 정신적

2023-04-26

[브랜드 이야기] 기업도 ‘정체성’이 있어야 성공한다

고객들이 제품의 우수성은 인지하지 못하고 가격에만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업주들의 불평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확실한 브랜드 차별화 없이 고객의 충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공적인 차별화가 가능할까? 막대한 홍보비용 지출 없이 효과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자.   브랜드 차별화는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이뤄진다. 내재적 요인과 외재적 요인이다.     내재적 요인은 제품의 성능, 혜택 또는 서비스 등 브랜드 자체에 존재하는 것들을 말한다. 반면 외재적 요인은 고객에게 제품의 독특한 특징들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들(signals)로 종류는 다양하다. 이 외재적 요인들이 브랜드 차별화에 끼치는 영향력은 내재적 요인에 상응할 만큼 크다. 그렇다면 외재적 요인에 의한 차별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외재적 요인 중 첫 번째는 ‘브랜드 개념 (brand concept)’이다. 이것은 제품의 특징 또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간단한 슬로건 형태로 표현한 문장이다. 그런데 많은 브랜드가 기억에 남을만한 슬로건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1848년 탄생해 지금까지 소금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톤 솔트(Morton salt)를 예로 들어보자. 소금은 그 당시는 물론 지금도 차별화가 매우 어려운 제품이다. 왜냐하면 소금은 소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톤은 미국의 소비자 대부분이 기억하고 있는 슬로건을 브랜드 개념으로 설정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 슬로건은 ‘When it rains, it pours(비가 와도 흘러나온다)’ 이다. 즉, 모톤의 소금은 비가 오는 날에도 뭉치지 않고 용기 밖으로 잘 나온다는 의미다.       그 이외 잘 알려진 브랜드 슬로건들이 많다. 나이키의 ‘Just Do It’, 디즈니의 ‘The happiest place on earth’, 드 비어스의 ‘A diamond is forever’, BMW의 ‘The ultimate driving machine’, 올스테이트의 ‘You’re in good hands’, 그리고 홀마크의 ‘When you care enough to send the very best’ 등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의 브랜드 슬로건도 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Do not ask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과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We have a dream’ 등이다.     두 번째는 브랜드 로고다. 브랜드 로고의 중요성은 지난 번 칼럼에서 이미 강조한 바 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소녀가 비 오는 날에 우산을 쓰고 모톤사의 소금통을 거꾸로 들고 있는 모습은 미국의 소비자 대부분이 인지하고 있는 전설적인 로고다. 흥미있는 사실은 이 로고가 용기에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제품 포장이나 용기에 있는 로고는 브랜드 차별화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나이키가 35달러를 주고 사용하기 시작한 스우시(swoosh) 로고는 브랜드 차별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 이 로고의 가치는 현재 350억 달러나 된다니 놀랄만한 일이다.      세 번째는 제품디자인과 포장이다. 제품 디자인과 포장은 제품 보호 역활도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의 시각을 끄는 역활도 한다. 애플(Apple)의 포장 디자인은 제품 차별화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 또 ‘티파니 블루(Tiffany‘s Blue)’라는 말도 있다. 이 말은 보석업체인 티파니의 포장이 푸른색인 것에서 유래됐다.     이밖에 날렵하면서 화려하고 재미있게 디자인된 앱솔루트 보드카(Absolute Vodka)의 병은 소비자들에게 파티에서 마셔야 할 술로 생각하게 한다.       이런 브랜드 차별화의 외재적 요인들을 한인 업체들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브랜드 개념을 대변하는 슬로건, 로고 그리고 포장 디자인은 차별화에 기여하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들 요소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갖도록 해야 한다.     먼저 차별화가 어려운 소금 제품의 차별화에 성공한 모톤은 ‘When it rains, it pours’라는 쉬운 용어의 슬로건을 만들어 제품의 강점을 표현했다. 그리고 노란색의 비옷에 우산을 쓴 소녀가 소금통을 거꾸로 들고 있는 포장 용기를 통해 슬로건의 효과는 더 커진다. 놀랍게도 180년 전 선보인 최초의 포장 용기와 최근의 포장 용기는 유사하다.     모톤 소금 브랜드에서 이들 세 가지 요소들의 상호 보완성은 명확하다. 고객들은 모톤 소금 용기를 볼 때마다 브랜드 슬로건과 로고를 동시에 기억하게 된다. 이들 세가지 요소들이 상호 보완성을 통하여 모톤 브랜드의 정체성(identity)을 분명하게 나티내고 있다.   또 다른 성공적인 상호 보완의 예인 나이키를 보자. 나이키의 ‘Just Do It’ 슬로건, 포장지의 스우시 로고, 그리고 제품에 붙어있는 스우시 로고는 나이키의 브랜드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더는 미루지 말고 당장 운동을 시작하라는 메시지가 시각적으로 강하게 나타나 있다. 이것이 나이키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모톤이나 나이키의 예에서 보듯이 슬로건과 로고, 그리고 포장 디자인이 상호 보완성을 통해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면 브랜드 차별성은 극대화 된다. 이 정체성이 차별화에 주는 영향은 몇십년이 지나도 소비자에게 쉽게 기억된다.     이 정체성은 우리가 잘 알려진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보면 쉽게 그 작곡가나 화가를 떠올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 베토벤의 음악인지 모차르트의 음악인지, 또는 피카소의 그림인지 달리의 그림인지 쉽게 구별할 수 있게 한다.  이미 그들의 정체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별명 또한 브랜드의 정체성과 같은 역활을 하고 있다. 별명을 들으면 쇱게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인지 쉽게 상기가 된다.   이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거나 새로 시작하려는 한인들도 기업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정체성 성공 브랜드 차별화 브랜드 슬로건들 브랜드 개념

2023-03-14

[브랜드 이야기] 130년 넘게 ‘업계 1위’ 기업들의 공통점

미국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30년 이상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브랜드가 많다. 1837년 창업한 보석업체 티파니(Tiffany & Company)는 지금도 막강한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고, 1851년 창간한 뉴욕타임스(NYT)도 언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과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암스&해머 베이킹 소다(Arm & Hammer baking soda,1867), 캠벨 수프(Campbell Soup,1869), 퀘이커 오츠(Quaker Oats,1877), 앤트 제미나 팬케이크( Aunt Jemima pancake ,1889), 그리고 립톤 티(Lipton Tea, 1889) 등 5개 기업도 19세기에 창업, 지금까지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5개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은 진입장벽이 낮고 가격경쟁은 치열하지만 제품의 혁신적 변화는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0년 이상 시장점유율 ‘넘버 1’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필자는 ▶업계 최초로 제품 출시 ▶기존의 대체 가능 제품보다 월등한 품질 ▶브랜드 이름에 판매하는 제품의 이름도 함께 사용 ▶브랜드 이름과 매치되는 기억에 남는 로고의 사용 ▶편리한 포장과 시선을 끄는 디자인 등 5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 5가지 공통요소 중 첫 출시와 품질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인 만큼 나머지 세 가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자.  우선 세 번째 요소로 언급된 ‘브랜드에 제품 이름 사용’은 깊이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립톤 티,캠벨 수프, 퀘이커 오츠, 암앤해머 베이킹 소다, 그리고 앤트 제미나 팬케이크에서 알 수 있듯이 제품 이름이 브랜드 이름의 한 부분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립톤이라는 이름과 티라는 제품명이 함께 있어 ‘티’ 하면 ‘립톤’이 자동으로 연상 되도록 했다. 앤트 제미나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고객들이 회사 이름 다음에 팬케이크를 부쳐서 부르도록 이름을 만들었다. 만약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 있다면 브랜드 이름을 결정하는데 좋은 참고가 될만한 사례다.       다음은 네 번째 요소로 언급된 로고의 역활을 생각해 보자. 이들 5개 브랜드의 로고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우선 암앤해머 베이킹 소다의 로고는 해머를 들고 있는 남자의 팔뚝 모양이다. 이는 그 당시 문맹률이 높다 보니 그림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다. 그리고 캠벨 수프의 글자 모양 로고와 색깔, 퀘이커 오츠의 강인하고 순수한 모습의  퀘이커 남성, 앤트 제미나의 우아한 남부지방 주부 모습, 그리고 립톤 티 로고의 디자인과 색깔은 가히 명품 로고들이라 할 만하다. 이중 앤트 제미나의 로고는 소수민족 차별 시비로 인해 얼마 전 약간 수정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로 언급한 제품 포장의 중요성이다. 5개 브랜드 모두 출시 당시 포장부터 획기적인 편리함으로 인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고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기억하기 쉬운 색깔과 디자인을 사용했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 제품 출시 당시 팬케이크 가루, 베이킹 소다, 시리얼, 티, 수프 등은 일정량으로 포장되어 판매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5개 브랜드는 이런 관행을 바꿔버렸다.  또 제품 포장에 강력한 색깔을 사용해 소비자의 브랜드 기억 연상을 도왔다. 즉, 암앤해머는 노란색, 캠벨 수프는 빨간색과 흰색, 퀘이커 오츠는 빨간색과 청색, 그리고 노란색, 립톤 티는 빨간색과 노란색 등 강렬한 원색을 포장지에 사용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유의할 것은 위의 요소들은 브랜드 성공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 것들이지, 이 요소들만 갖추면 성공이 보장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기업도 소기업에서 출발했고 처음에는 고객의 인지도도 높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 브랜드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는 것은 중소기업이나 신생 업체에 유용한 경영 지침이 될 수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5가지 가운데 세 번째와 네 번째, 그리고 다섯 번째 요소가 중요하다.  브랜드 이름과 로고, 그리고 제품 패키지는 고객의 ‘브랜드 최초 상기율’에 매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브랜드 최초 상기율’은  시장 점유율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 중요하다.       우선 브랜드 이름 결정 과정에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브랜드 이름 속에 판매하려는 제품 이름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브랜드 이름 속에 제품 이름이 없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데 브랜드 이름에  판매하는 제품명이 없으면 고객이 해당 제품의 구매 욕구가 생길 때 그 브랜드를 먼저 떠올릴 가능성은 적어진다.         또 우리는 로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품 포장지 등에 있는 로고는 ‘브랜드 최초 상기율’ 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다. 따라서 제품의 특성을 잘 표현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로고의 사용과 그 로고의 의미를 제품 포장에서 (또는 다른 방법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키’나 ‘CJ’ ‘풀무원’ 등의 기업 로고를 매장에서 발견했을 때의 느낌을 생각하면 브랜드 로고의 중요성이 이해가 갈 것이다.   끝으로 제품 포장이 ‘최초 상기율’에 미치는 영향 또한 대단하다. 어떤 제품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생겼을 때 제품 포장이 먼저 생각나는 경우도 많다. 제품 사용 시 편리함 때문이건 아니면 쉽게 기억나게 하는 독특한 포장 디자인이건 간에 포장은 고객들의 브랜드 최초 연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애플사의 간결하고 매혹적인 포장 디자인이 좋은 예가 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과거에서 현재를 설계하고 내일을 대비한다. 필자는 한인 기업인들이 130년 이상 성공한 브랜드를 유지하는 기업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현재를 설계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공통점 업계 브랜드 이름 제품 이름 제품 포장

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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